쏘카 스토리

스타트업과 아이들이 '모두의 숲'에서 함께 성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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닌텐도에 동물의 숲이 있다면 성수동에는 모두의 숲!


푸르른 여름, 쏘카 등 11개 기업이 모여 만든 공동 어린이집 ‘모두의 숲’이 문을 열었습니다. 한국에서 스타트업들이 자발적으로 모여서 어린이집을 만든 것은 처음이라고 하는데요. 그간 직장어린이집은 구성원의 육아 부담을 덜어주고 이직률을 낮춰준다고 알려져 있으나, 막대한 설치비와 운영 비용 탓에 소수의 기업에서만 누릴 수 있는 복지였습니다.


그런데 쏘카, 마리몬드, 에누마코리아 등 이름도 성격도 다른 회사들이 어떻게 함께 모여서 어린이집을 만들게 되었을까요? 이번 프로젝트를 주도한 사단법인 루트임팩트의 정다현 매니저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출처 : 텍스처 온 텍스처


Q. 스타트업과 어린이집, 언뜻 잘 연결이 안되는데요 


육아 워라밸은 요즘 스타트업계 화두에요. 기업이 성장하며 구성원의 연령대가 높아지고 있거든요. 하지만 스타트업은 사옥이 없는 경우가 많고, 여전히 아이를 키우는 직원은 소수이다 보니 개별 기업이 직장어린이집을 설립하는 것은 엄두를 내기 어려운 문제였죠. 


저도 재작년에 출산을 앞두고 도저히 아이 맡길 곳이 마땅치 않아 ‘소셜벤처에 다니는 엄마들’이란 모임에 물어봤어요. 다들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더라고요. 특히 작은 기업들은 대체인력이 부족하다 보니 육아휴직으로 장기간 자리를 비우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서 근심이 컸죠. 이런 현실적인 제약 탓에 퇴사나 이직을 고려하는 직원이 많다보니, 기업들도 항상 인재 이탈을 걱정해야했습니다. 


Q. 어떻게 프로젝트를 추진하셨나요 


소셜벤처 생태계를 지원하는 루트임팩트가 주관을 맡게 되었습니다. 우수 인재 이탈을 걱정하는 스타트업과 육아 문제를 고민하는 임직원들을 돕는 것이 결국 벤처 생태계를 위한 길이라고 판단했어요. 작년 초부터 성수동 일대 스타트업들에게 보육 수요가 있는지를 조사했습니다. 쏘카 등 몇몇 기업이 적극적으로 참여 의사를 밝힌 덕에 2019년 5월에 정부의 직장보육센터 설립 사업에 선정됐어요. 어린이집 건립비용의 90%를 지원받으며, 공동 어린이집 프로젝트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습니다. 


◆ 참여기업 : 루트임팩트, 마리몬드, 스페이스워크, 쏘카, 어썸스쿨, 에누마코리아, 엠와이소셜컴퍼니, 크레비스파트너스, 프렌트립, 씨프로그램 등 성수동 소재 스타트업 10개사와 하나금융지주(후원사) 

◆ 설립 및 운영 : 근로복지공단 직장보육지원센터 지원과 하나금융그룹의 후원으로 건립. 각 회원사는 초기 투자비 일부와 아동당 연간 운영비(180만원)를 부담. 쏘카 등 컨소시엄 회원사의 임직원은 전액 무상으로 어린이집 이용 가능

◆ 규모 등 : 재원생 49명, 보육교사 12명으로 교사당 어린이 비율은 약 1:4. 평일 오전 7시 30분부터 오후 7시 30분까지 총 12시간 운영


Q. ‘모두의 숲’ 이라는 이름은 어떤 의미이며, 어떻게 정해졌나요 


이름은 참여사의 임직원 공모를 통해 선정했어요. 베이비캐슬, 쏘키즈, 도담도담 등 재밌고 의미 있는 제안들이 많았는데요. 투표 결과, 다양성과 포용력을 의미하는 ‘모두의 숲’이 선정되었습니다. 숲에 여러 종류의 나무가 어우러져 있는 것처럼 우리 어린이집도 ‘서로 다른 아이들이 함께 모여 숲을 이루며 자라나는 곳’, ‘나와 다른 사람을 열린 마음으로 환영하며 함께 지내는 곳’이라는 뜻을 표현했습니다. 물론 5분 거리에 서울숲이 있다는 점도 담았고요. 


Q. 어려운 점은 없었나요


적합한 부지를 찾는 과정이 가장 힘들었습니다. 어린이집은 무엇보다도 안전이 중요하다 보니 입지 규제가 까다로운 편이거든요. 50미터 반경에 공사장이나 주유소가 없어야하는데 성수동이 준공업지역이다 보니 그런 곳을 찾기가 하늘의 별따기 였죠. 한참을 알아보던 와중에 입지 조건도 맞고, 지하철역에서 멀지 않은 부지가 매물로 나왔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그곳을 놓치고 싶지 않다는 마음에 대지 소유주분을 모시고 ‘모두의 집’ 설립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어요. 덕분에 지금 위치에 어린이집을 지을 수 있었습니다.


출처 : 텍스처 온 텍스처


Q. ‘모두의 숲’이 여느 어린이집과의 다른 점은 무엇일까요


모두의 숲은 참여기업과 선생님들이 힘을 모아 교육 커리큘럼을 자체적으로 개발하고 있습니다. 더 나은 세상을 꿈꾸는 스타트업들의 어린이집답게, 많은 학부모들이  ‘아이들이 나답게, 자신의 기질대로’ 살아가면서도 타인에 대한 배려와 공감 능력을 키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믿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환경 등 사회 이슈에 관심을 높이고,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울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어요. 디자인 싱킹이나 아틀리에 교육 등 보다 창의적인 교육 방식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습니다. 


Q. ‘모두의 숲’의 앞으로의 계획을 알려주세요


‘아이들이 나답게 클 수 있는 커리큘럼’을 개발하기 위해 더 많은 소셜벤처와 연대하려 하고 있어요. 젠더 프리 동화책을 큐레이션 해주는 스타트업 우따따(Wooddadda)와는 이미 협력을 시작했습니다. 또 저희가 만든 교육 프로그램이 다른 국공립 어린이집으로도 확산될 수 있도 성동구청 등 지자체와의 협업도 추진 중입니다. 


출처 : 텍스처 온 텍스처


쏘카에도 모두의 숲 패밀리가 있는데요. 열매반 지안군과 쏘카 운영기획팀을 이끌고 있는 워킹대디 페코(Pecko)입니다. 페코는 얼마 전부터 다섯 살 지안군과 함께 출퇴근을 하고 있습니다. 어린이집이 집에서 가까워서, 함께 자전거를 타고 다닌다고 해요.



페코는 지안군의 순수한 시선에서 나오는 재미있는 질문들 덕분에 평범했던 출근길이 너무나 유쾌한 여정이 되었다고 합니다. 집에 돌아갈 때는 지안군이 하루하루 어린이집에서 있었던 일들을 신나서 얘기해 주는데, 아이가 즐거워하는 모습을 매일 곁에서 지켜볼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기쁨이라고 합니다.


페코는 “맞벌이라 육아 부담이 컸는데, 모두의 숲이 개원하며 걱정을 한시름 놓았다”라며, “직장어린이집은 일부 대기업에서나 가능하다고 생각했던 부모님이 모두의 숲 소식을 듣고 ‘좋은 회사에 다니는구나’라고 말씀하셔서 내심 뿌듯했다”라고 전했습니다. 



루트임팩트와 함께 공동 어린이집 프로젝트를 추진한 쏘카 조직문화 TF의 아이란(Ayran)은 ‘9살 아들을 키우는 워킹맘인데 어린아이를 멀리 맡기고 일하다 보면, 불안함과 미안함에 흔들리는 때가 많았다’고 털어놓았습니다. 아이란은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아프리카 속담처럼 ‘모두의 숲’이 가족 모두에게 든든한 마을이 되어, 어린이뿐 아니라 엄마 아빠의 커리어 성장도 지원할 수 있는 버팀목이 되어주길 바란다”라고 전했습니다.


[더보기] 해외 스타트업 직장어린이집(On-site daycare) 사례


사실 해외에서는 직장어린이집을 갖춘 스타트업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지금은 글로벌 아웃도어 브랜드가 된 파타고니아가 대표적인 사례죠. 


출처 : 파타고니아 홈페이지


파타고니아는 창업 초기인 1983년부터 30년 넘게 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다는데요. 신생아부터 만 9세 어린이까지 종일 돌봄을 제공할 뿐 아니라 방과후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스포츠웨어 브랜드답게 여름에는 어린이 서핑 캠프도 열린다고 하네요. 그 결과, 해당 연령의 자녀가 있는 파타고니아 직원의 85%가 사내 어린이집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덕분인지 최근 5년 간, 출산 휴가를 사용한 파타고니아 여성 임직원 중 100%가 업무에 복귀했습니다. 미국 평균치인 75%를 훌쩍 넘는 수치죠. 뿐만 아니라 파타고니아에 따르면, 직장어린이집을 이용하는 직원의 이직률은 파타고니아의 평균 이직률 보다 25%p 낮다고 합니다.


파타고니아는 직장어린이집을 운영하는데 1년에 약 1백만 달러, 우리 돈으로 12억원 가까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파타고니아는 어린이집에 투자하는 금액의 91%를 회수하고 있다고 분석합니다. 비용의 절반 가량(50만 달러)은 정부로부터 세액 공제를 받고 있습니다. 약 30만 달러의 우수 인력 이탈 방지 효과와 약 11만 달러의 업무 몰입도 향상 효과를 얻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파타고니아 최고인사책임자(CHRO) 딘 카터(Dean Carter)에 따르면 직장어린이집의 효과는 이 뿐만이 아니라고 합니다. 동료의 자녀를 알게되며 직원 간 유대감이 커지고, 구성원들이 나의 주변에 아이들이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며 보다 윤리적으로 행동하려는 경향이 생겼다고 합니다. 기업이 어린이집을 운영하는 것이 꼭 어린 자녀를 가진 직원만을 위한 복지는 아니라는 점, 놀랍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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